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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9
10월의 반딧불이
"자율 학습 시간에 딴짓하지 말고. 선생님은 등에도 눈이 있다!"
7교시 문학 시간은 자율 학습 시간을 가집니다.
어느덧 일주일 뒤로 훌쩍 다가온 중간고사를 대비해,
몇몇 학생들은 고개를 숙여 공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물론 전부 그런 것은 아니죠.
그렇지 않은 (대체로 공부에 무관심한) 사람들은 쪽지를 돌리거나,
제출하지 않은 전자 기기를 만지작거리거나, 들키지 않게 귓속말을 주고받습니다.
교탁 앞에 앉아 계신 문학 선생님은 눈매가 사납고 목청이 시원한 분입니다.
엄포를 놓으신 지 3분 만에 꾸벅꾸벅 졸고 계시지만요.
꺼내둔 교과서는 수업이 없으니 필요 없게 되었습니다.
밋밋한 교복 소매 끄트머리에 달린 단추가 흰 형광등 빛을 반사합니다.
그 안에 비치는 납작하고 둥근 풍경,
이곳이 바로 당신이 사는 세상입니다.
여기는 지구, 평범한 인계(人界), 소마루는 시일 고등학교 2학년 B반학생이죠.
이 교실에는 차분하게 머리카락을 넘기며 수학 문제집을 풀어내는 반장도,
엎드려서 부족한 잠을 충전하는 옆자리 친구도 있지만,
갑작스럽게 팔천구백 개의 다리를 가진 뱀이 떨어지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인어, 좀비, 식인 괴물, 외계인 역시 소마루의 눈앞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오로지 상식의 선 안에서 사건이 발생하고 해결됩니다.
이곳은 아름답고, 평화롭고, 무료한 세계입니다.
문득, 교과서 사이에 끼워둔 학습지 한 장이 바닥에 떨어집니다.
줍기 위해 몸을 숙인다면 소마루의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동급생들의 다리, 책상다리, 바닥을 뒹구는 학습지,
의자 다리, 뒤편의 사물함, 그리고 빛…….
....
빛?
깜빡, 깜빡.
그것은 정교하게 찍어낸 풍경 속에서 오로지 이질적으로 존재하는 청록색 빛입니다.
소마루가 머리에 피가 쏠릴 정도로 몸을 숙이고 빛을 따라 시선을 움직이면,
대여섯 개의 푸르스름한 빛들이 간간이 점멸하며 닫힌 소마루의 사물함 틈에서
새어 나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니, 빛이 아니라 이건…….
교육/ 색물학 판정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기준치: | 60/30/12 |
굴림: | 75 |
판정결과: | 실패 |
(오마갓)
반짝이는 벌레입니다.
해괴하게 생겼네요.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지금은 10월이죠.
도심 한복판, 그것도 학교 사물함 안에서 대체 무엇이 나오고 있는 걸까요?
소마루가 시선을 집중하고 있으면,
사물함이 저절로 열립니다.
교과서, 체육복, 실습 준비물…….
평소 사물함에 무엇을 넣어뒀던가요?
존재하던 모든 것들이 사라지고,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새카만 구멍만이 사물함 안에 존재합니다.
블랙홀처럼 회오리치는 그것은 차츰차츰 주변을 검게 물들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은 빛이 깜빡이고 있습니다.
<산치체크>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기준치: | 80/40/16 |
굴림: | 6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차분..)
이성 감소 없음
소마루! 소지품 떨어졌으면 얼른 줍고 얌전히 자습해라!
어느덧 일어난 문학 선생님이 입가의 침을 벅 눌러 닦고 꾸중합니다.
놀라운 광경임에도 불구하고,
소마루를 제외한 주변 그 누구도 이 상황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습니다.
반딧불이와 사물함의 구멍을 볼 수 있는 것은 소마루뿐입니다.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선생님:유키바나!! 수업시간에 서서 뭐하는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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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 학습 시간, 갑작스레 생긴 소란에 반 전체 이목이 소마루에게 집중됩니다.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소마루는 물론 소란을 잠재울 수 있었습니다.
사물함의 문을 닫고, 이 지루하기 짝이 없는 풍경의 일부가 되는 것은 너무나도 쉬운 일이니까요.
하지만, 소마루의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은 지나치게 환상적입니다.
형광등 빛만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하는 교실 곳곳에 푸른 녹음의 빛을 발하는 반딧불이가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사물함 내부의 구멍에서는 고요한 바람이 먼지부터 집어삼키며,
제 존재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오직 소마루를 위해서만 준비된 초대장처럼요.
선생님:임마! 아직 사물함 훤히 열어두고 왔잖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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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 판정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기준치: | 70/35/14 |
굴림: | 4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러고보니, 이 사물함은 부서진 사물함 대신 새로 교체된 것입니다.
그 시기가 뒷산의 신목을 베어낸 시기와 기묘하게 일치하지 않나요?
소마루는 사물함 문을 닫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사물함을 향해 손을 뻗자, 세찬 바람이 구멍 안에서부터 휘몰아칩니다.
비명과 함께 누군가가 소마루의 이름을 외칩니다.
순식간에 사위가 어두워지고 모든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됩니다.
볼펜의 끝으로 바닥을 긁어내리는 소리나, 종이가 팔랑거리는 소리까지도.
지금 이 순간부터 벌어지는 일은 온전히 소마루,
혼자만의 것입니다. 모든 것을 집어 삼킬 듯 잡아당기는 감각이 들이닥치고,
딸랑,
어디서 울리는 것인지 모를 방울 소리만이 메아리칩니다.
...
"이, 일어나아, 이런 곳에서 자면 곤란해."
어둠 속에서 사흘간 아무것도 마시지 못한 것처럼 걸걸한 음성이 들립니다.
그 외에도 북소리, 웃음소리, 피리 소리, 시끌벅적한 행인들의 목소리가 머나먼 곳에서 희미하게 울려 퍼집니다.
소마루는 설마, 꽃다운 나이에 죽어버린 걸까요…….
죽었다면 이 고약한 냄새의 출처는 어디인가요?
설마 여기는 지옥?
그리고 소마루는 왜 눈을 떴음에도 아무것도 볼 수 없죠?
<지능> 판정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기준치: | 70/35/14 |
굴림: | 1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소마루는 자신이 쓰레기통을 뒤집어쓰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
으픕,! (허우적대며 급하게 쓰레기통을 던지듯 팽개칩니다)
쓰레기통을 걷어낸 소마루는 주변 상황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저녁 무렵이며,
소마루가 누워있던 곳은 보기 드물 정도로 거대한 나무 아래입니다.
몸 상태를 점검해보니, 쓰레기통을 뒤집어쓰긴 했지만
다친 곳은 없는 것 같습니다.
소마루의 주변에는 교실에 있던 물건들이 떨어져 있습니다.
교과서나 필통이 든 소마루의 가방, 소마루의 사물함에 있던 소지품, 빗자루와 대걸레…….
그리고 두 발로 선 붉은 여우와 마주칩니다.
붉은 등을 든 여우는 옷을 입고 있으며,
마치 사람처럼 연신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습니다.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과 마주한 소마루,
<산치체크>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기준치: | 80/40/16 |
굴림: | 10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머임)
??
이성 감소..없음
그런 소마루를 꼼꼼히 관찰하던 여우는 대뜸 길고 높게 비명을 지릅니다.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37876/VfphPXYrFekrf6c-ouLPBQ/med.png?1594192260)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37876/VfphPXYrFekrf6c-ouLPBQ/med.png?1594192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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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소마루를 깨운 목소리의 주인은 이 여우였습니다.
그러나 소마루가 비명에 놀랄 틈도 없이,
여우의 소리에 반응한 무언가가 재빠르게 하나둘씩 나무 주위로 모이기 시작합니다.
세찬 소리를 내며 땅바닥에 착지하는 것들은 정체 모를 벌레,
도깨비불, 목이 비틀린 남자, 뿔이 달린 여자, 여러 동물이 조합된 고양이,
두 발로 걷는 쥐…….
하나같이 전부 인간이 아닐뿐더러 무시무시한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연달아 일어나는 믿기지 않는 일에
<산치체크>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기준치: | 80/40/16 |
굴림: | 4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성 감소없음.
그중에서도 귀여운 축에 속하는 여우가 털을 빳빳하게 세우고 제자리에서 길길이 날뜁니다.
<관찰> 판정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기준치: | 65/32/13 |
굴림: | 1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엄마야)
공포 영화 속에서나 등장할 것 같은 생명체들―
굳이 정의하자면 요괴라고 해야 할까요―
전부 비슷한 옷을 입고 있습니다.
문득 소마루는 자신의 옷을 내려다봅니다.
요괴들이 입은 옷이 약간은……. 교복을 떠올리게 합니다.
요괴들은 마치, 길을 잃고 집안에 들어온 야생 동물을 보는 듯한 눈으로 소마루를 살펴봅니다.
개중에는 손(으로 추정되는 것)을 뻗어 만지려고 하는 요괴도 있습니다.
머리카락을 건드리거나 어깨를 더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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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37906/Cdtm-xXTnEglFmjEmQOfTA/med.png?1594192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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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을 보였던 것도 잠시, 요괴들은 그들끼리 의견을 주고받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대화는 차츰차츰 악의적으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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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가 심상치않자 슬금슬금.. 빠져나가려 움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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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 들에게 가려져 잘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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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사람이라면 눈 깜짝할 사이에 뷔페 거리가 되어버린 상황이 황당하기 짝이 없겠죠.
몇 분 후, 토의가 끝났는지 이빨이 유독 많은 늑대 요괴 하나가 유감스러운 표정으로 소마루를 향해 돌아섭니다.
털이 복슬복슬한 발끝에 삐져나온 발톱이 날카롭습니다.
차츰차츰 어두워지는 저녁 하늘, 컴컴한 배경을 등지고 소마루를 바라보는 하얀 눈은 분명..
인간의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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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는 거대한 나무, 앞과 옆은 정체 모를 괴물들.
소마루가 도망칠 곳은 없습니다.
아아, 이렇게 끝인 걸까요….
이토록 낯선 곳에서 요괴들의 간식거리가 될 운명이었다니,
소마루가 사물함 문을 닫으러 가지만 않았어도….
어쩐지 안타까운 나래이션이 들리는 것 같던 그때, 소마루의 발치에 나뭇잎이 몇 장 떨어집니다.
경쾌하게 울리는 방울 소리와 함께요.
나뭇잎이 떨어지듯, '어떤 것'이 사뿐히 땅바닥에 내려앉습니다.
일순 소마루를 둘러싼 세계의 시간이 느리게 흐릅니다.
머리카락이나 옷깃이 무척이나 느리게 흔들려서,
마치 억지로 녹화된 테이프를 잡아 늘인 듯한 순간이었습니다.
그 덕분에 소마루는 하늘에서 무엇이 떨어졌는지 똑똑히 볼 수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인간과 다른 생김새를 가지고, 요괴들과 같은 옷을 입고 있지만,
기묘하게도 당신에게 '특별'하게 느껴지는 존재.
그것은 요괴와 소마루 사이를 가로막고 요괴들에게 시선을 던집니다.
거대한 나무 아래에서 산들바람이 붑니다.
방금, 방울 소리가 울렸던가요?
? : 다들 절칙을 잊은검까? 전 여태 신목 위에서 문을 지키고 있었는데..
? : 문을 넘어온 인간 손님은 건들지 않기로 선생님과 약속하지 않으셨슴까.
나무 위에서 내려온 요괴가 그렇게 말하면,
요괴들은 다소 누그러진 태도를 보이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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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말하며, 처음 등장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어디론가 사라져버립니다.
미호라고 불린 붉은 여우 역시 벌벌 떨면서 다른 요괴들과 함께 자리를 떠납니다.
소마루가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되지 않았던 상황이 순식간에, 어쩌면 허무하게 정리되었습니다.
주변이 조용해지자, 그제야 야마다라고 불린 요괴가 소마루를 향해 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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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머리칼에, 여우의 귀 같은 것을 지닌 모습, 금빛눈이 빛을받아 반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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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음..그럼 신목이라 불리는 나무가...'문' 역할을 한다는거군요. (손가락으로 제 이마를 꾹 누르며 일이 왜이렇게 된건지 차분히 정리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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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상황이 정리되자 소마루의 시야가 넓어집니다.
탁 트인 주변은 숲속이 아닌, 어떤 건물 앞입니다.
건물의 건축 양식은 동양의 것과 유사하지만,
어느 한 나라의 것이라고 콕 집어서 말하기 어렵습니다.
유심히 살펴보면 요괴 몇몇이 드나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소마루는 이곳이 요괴들의 교육 기관인 ‘영월호’임을 알려줄 수 있습니다. 자신이 이곳 학생이라는 것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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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어... 야, 마다..씨도요? (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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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언제든 시험통과도 가능하단 자신인가봐요. (악의없다는듯 가벼운 어조로 물어보며 톡톡 몸을 털며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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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새 어두워진 하늘을 바라보다가.) 시간이 늦었으니 일단 제가 사는 집으로 가는 게 좋겠슴다.
야마다는 쓰레기통을 주워 소마루에게 내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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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얌전히 쓰레기통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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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떨어진 제 가방에 사물함 물건을 급하게 구겨넣어 챙긴 뒤 당신한테 다가간다)
소마루가 야마다에게 다가가자, 야마다는 소마루의 머리에 손을 올립니다.
이어 빛무리가 뭉쳐 쫑긋, 하고 귀에서 이질감이 느껴집니다.
동물의 귀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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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집으로 가자고 했지만, 야마다가 향하는 곳은 민가가 아닌 으슥하고 외진 뒷산입니다.
벌레나 올빼미가 우는 소리만 음산하게 울려퍼집니다.
소마루가 어째서 이런 곳으로 가는지 묻자,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38223/lRD7aDHqC95ewIy2Vw6jTw/med.png?1594192670)
라고 대답합니다.
영월호의 뒷산은 잡풀이나 나무가 무성해, 걷기 무척 힘듭니다.
야마다는 개의치 않고 그곳을 가로질러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어느덧 해는 완전히 지고,
종종 날아오르는 반딧불이 빛만이 앞길을 밝혀주고 있습니다.
이마저도 제법 어두워 올라가기 쉽지 않지만, 야마다는 멈추지 않고 재빠르게 나아갑니다.
<민첩> 판정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기준치: | 65/32/13 |
굴림: | 8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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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따라갈 정도의 빠르기는 아닙니다.
발을 딛기 익숙해진 느낌이 들어 소마루는 한층 더 빠르게 야마다를 쫓아 올라갑니다.
간격이 멀어지면 종종 야마다가 멈춰서 소마루를 기다려줍니다.
그뿐만 아니라, 미끄러지는 소마루의 손을 잡아줄 때도 있습니다.
잠시 걱정하는 눈빛을 보내다가, 그것도 오르지 못하냐며 투덜대기도 합니다.
야마다가 소마루를 싫어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생면부지의 남을, 그것도 인간을 도와준다는 게 다른 요괴들의 반응으로 미루어볼 때
독특한 일이라는 건 짐작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소마루를 좋아하는 걸까요?
야마다가 대체 왜?
우연히라도 소마루가 비 맞은 개를 구해준 적이 있었던 걸까요.
소마루는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야마다를 따라 올라갑니다.
가파른 산지가 밟기 좋을 정도로 평평해질 무렵, 야마다는 멈춰 섭니다.
머뭇거리던 야마다는 소마루를 향해 돌아봅니다.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38223/lRD7aDHqC95ewIy2Vw6jTw/med.png?1594192670)
야마다는 그렇게 말하며, 소마루가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있도록 몸을 옆으로 비켜줍니다.
교실 안에서 본 반딧불이를 기억하고 있나요?
단지 몇 마리에 불과했지만,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지금 소마루 앞에는 그때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수백, 수천 마리의 반딧불이가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호수를 둘러싼 풀과 나무들은 바람에 산들산들 몸을 흔들고,
새까만 도화지 위에 한 방울씩 떨어진 물감 방울처럼 반딧불이 빛은 번져나갑니다.
어두운 밤하늘, 별처럼 푸른 빛은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것처럼 아름답습니다.
모든 것들이 조화롭고, 넋이 나갈 정도로 환상적인 풍경입니다.
그 배경을 등지고, 야마다는 무언가 기대하는 것처럼 소마루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야마다는 분명 여기를 알고 있냐고 했죠,
하지만 이런 풍경은 책에서도 본 적 없습니다.
소마루는 어떻게 대답하나요?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저한테 있어선 처음보는 곳이라...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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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다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입니다.
<심리학> 판정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기준치: | 37/18/7 |
굴림: | 56 |
판정결과: | 실패 |
(ㅠ)
기분이 급격히 가라앉은 것 같습니다.
소마루의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걸까요?
호수 앞에는 조각배가 놓여있습니다.
이 앞에는 길이 없으니, 아마 호수를 건너야 도착할 수 있는 거겠죠.
야마다는 조각배의 끝에 앉아 노를 잡습니다.
소마루가 야마다를 따라 조각배에 탄다면, 이어지는 것은 꿈결 같은 순간입니다.
호수의 잔잔한 수면을 헤치며 두 사람을 태운 조각배는 앞을 나아갑니다.
일그러졌다 수복하기를 반복하는 수면 위로 조각배와 두 사람의 그림자가 일렁입니다.
반딧불이는 주변을 배회하며 조각배가 길을 잃지 않도록 빛을 밝혀줍니다.
야마다는 그런 반딧불이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반딧불이 전설을 이야기해줍니다.
<핸드아웃> 참조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그야 이곳은 정말로, 반딧불이가 많잖아요. 수많은 인연 중 하나가 이뤄진걸까 싶어서요.
뭐어.. 얼떨결에 만난거나 다름없는데다 야마다씨에게 신세를 지러가는 거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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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끝날 무렵, 조각배는 호수의 끝에 도달합니다.
지면 한가득 활짝 핀 달맞이꽃이 시선을 끕니다.
새하얗게, 혹은 노랗게 핀 꽃밭은 간간이 바람에 일렁입니다.
타다요시는 익숙하게 꽃을 피해 밭 너머의 오두막집으로 향합니다.
문득 타다요시는 소마루가 있는 쪽으로 돌아봅니다.
불어오는 바람에 타다요시의 머리카락과 옷자락이 하늘거리고,
낯익은 방울 소리가 들려옵니다.
<지능> 판정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기준치: | 70/35/14 |
굴림: | 6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분명 아까 호수에는 달도 별도 비치지 않았죠.
문득 든 생각에 하늘을 올려다보면 이곳에는 달이 보이지 않습니다.
오로지 새까맣기만 할 뿐인 하늘을 보자 아득하게 밀려오는 영문 모를 공포심이 소마루의 마음을 파고듭니다.
<산치체크>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38223/lRD7aDHqC95ewIy2Vw6jTw/med.png?1594192670)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기준치: | 80/40/16 |
굴림: | 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38223/lRD7aDHqC95ewIy2Vw6jTw/med.png?1594192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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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철벽멘탈)
이성감소..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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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들려오는 방울소리에 귀가 쫑긋하고는) 그러고보니, 아까 신목에서도 방울소리가 들렸었는데..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38223/lRD7aDHqC95ewIy2Vw6jTw/med.png?1594192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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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꽃밭 위 오두막이라니, 꼭 동화의 한 장면 같습니다.
...
오두막의 내부는 조촐합니다. 나무로 지어진 집은 아주 오래된 전통 가옥 같기도 합니다.
내부에는 침실로 쓰이는 작은 방 하나와 숙식 해결이 가능한 주방 겸 거실이 전부입니다.
거실 벽면은 책으로 빼곡하게 채워져 있으며,
침실에는 두툼한 비단 이불과 베개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타다요시는 먹을 것을 준비해주겠다고 말하며 잠시 주방(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갑니다.
무료하다면 이곳의 책을 읽어도 괜찮다고 말하면서요.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자료조사> 판정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기준치: | 70/35/14 |
굴림: | 88 |
판정결과: | 실패 |
소마루가 읽을 수 있는 문자들입니다.
소마루는 책을 고르며 걷다가 나무판자를 잘못 밟고 넘어져 버립니다.
덕분에 책 몇 권이 우르르 쏟아졌…….
아야!
아야! 머리 위로 두툼한 책 한 권이 떨어집니다.
<이계탐험록>이라는 서적입니다.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요괴 5 철칙>, <영월호의 간단한 역사>, <신목의 규칙>, <어떤 기록> 을 볼 수 있습니다.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핸드아웃> 참조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 영월호의 간단역사 연이어 읽어봅니다)
<핸드아웃> 참조 (2)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핸드아웃> 참조 (3)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관찰> 판정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기준치: | 65/32/13 |
굴림: | 1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계의 신목은 한 그루> 라는 문장에 수정된 흔적이 있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저자가 아닌 다른 사람의 손으로요.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나중에 물어봐야겠다. (주섬주섬 마저 어떤 기록을 읽어봅니다)
<모국어> 판정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기준치: | 60/30/12 |
굴림: | 6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와 ㅋ ㅋㅋ)
<핸드아웃> 참조 (4)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소마루는 책의 내용에서 묘한 기시감을 느낍니다.
생전 처음 보는 낯선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소마루가 알고 있는 듯한 내용이니까요.
단순히, 이런 소재의 만화책을 종종 봤기 때문일까요?
책을 다 읽을 무렵 타다요시가 쟁반을 소마루 앞에 내려놓습니다.
새하얀 사기그릇 위에는 잘 구워진 도마뱀이 예쁘게 담겨 있습니다.
다른 그릇 역시 풍뎅이, 개구리, 잠자리 등의, 먹기엔 조금 생소한 생물로 가득합니다.
...어떡할까요?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주섬....풍뎅이와 잠자리같은 곤충들은 조금 밀어낸다..)
그에 타다요시는 조금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38223/lRD7aDHqC95ewIy2Vw6jTw/med.png?1594192670)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그러고보니 타다요시, 묻고싶은데 있어요. 이 책.. (이계탐험록을 들어보이며) 혹시 이 책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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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혹시, 그분도 저처럼 인간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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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밤은 완전히 깊어졌습니다.
너무나도 많은 일이 있었기 때문에, 고등학생인 소마루는 완전히 지쳐버렸을 거에요.
잘 시간이 다가오면, 야마다는 이불과 베개가 1인분의 목 뿐이라며 소마루에게 안겨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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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러기 위해.. (제 동물귀를 가리키며) 해주신거 아니에요? (그러곤 밝게 미소지어준다) 같이 가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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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싸늘한 나무판자 바닥에 몸을 눕히고, 누군가는 부드럽고 푹신한 이불에서 편안한 잠을 청합니다.
제법 쌀쌀한 가을바람이 작은 오두막 안에 감돌고,
소마루가 이계에서 보내는 첫날 밤은 깊어져 갑니다.
그리고 소마루는 어떤 꿈을 꿉니다.
소마루가 이계에서 보내는 첫날 밤은 깊어져 갑니다.
자상하고, 따스하고, 부드러운 꿈입니다.
반딧불이가 가득한 곳에서 소마루는 누군가의 손을 잡고 거닐고 있습니다.
그 사람은 소마루를 정말로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입니다.
그는 소마루의 목에 방울이 달린 목걸이를 걸어주며 이렇게 말합니다.
“인연을 소중히 하렴, 소마루."
"만일 네가 낯선 곳에서 길을 잃는다면 무조건 반딧불이 빛을 따라가라."
" 그 빛을 따라가면 말이지…….”
딸랑,
딸랑.........
방울 소리와 함께 소마루는 잠에서 깨어납니다.
좁은 오두막 안에서 타다요시가 바쁘게 움직이고,
그와 동시에 어디선가 방울 소리가 딸랑 인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관찰>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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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 65/32/13 |
굴림: | 3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9개 정도일까요? 어제는 정신없어서 눈치채지 못했는데,
타다요시의 오른쪽 발목에는 방울이 잔뜩 달린 발찌가 있습니다.
타다요시는 소마루 뭔가 물어볼 틈도 없이 서둘러 일어날 것을 재촉합니다.
축제가 시작될 시간이라면서요.
타다요시는 소마루를 재촉합니다.
그러고 보니 이곳, 오두막에서는 변변한 놀잇감도 찾기 어려웠죠.
요괴들에게 이 축제는 무척이나 특별한 행사인 것 같으니,
타다요시가 이렇게 반응하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두 사람 다 준비를 마치면 오두막 밖으로 나옵니다.
화창하게 밝은 하늘에는 구름은커녕 태양도 보이지 않고,
달맞이꽃은 활짝 핀 꽃잎을 움츠릴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소마루와 타다요시는 어제와 다른 길로 마을에 내려갑니다.
반대편 방향의 길을 따라 정신없이 내려가다 보면,
소마루가 어제 이계에서 처음 정신을 차렸을 때 희미하게 들었던 북소리,
웅성거리는 소리,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어제부터 준비에 상당히 공을 들인 게 분명합니다.
타다요시는 붉은 실을 한 가닥 꺼내 소마루의 손목에 묶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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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38223/lRD7aDHqC95ewIy2Vw6jTw/med.png?1594192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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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어린아이 취급을 당했다는 기분이 드는 건 착각이겠죠?
몇백 살 이상 먹은 타다요시의 입장에서 소마루가 어린 아이로 보이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만요.
-
축제 거리 곳곳에 등이 걸려 있으나,
아직 낮이므로 불이 붙어있진 않습니다.
민가는 축제를 맞이해 다양한 노점상으로 개조되어 있습니다.
손님과 점원의 모습은 각양각색입니다.
인간과 무척 흡사한 점원도,
동물의 모습을 가진 손님도 개의치 않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축제의 본격적인 시작이 저녁이기 때문인지, 아직은 한산한 편입니다.
[노점상,사격장,식당가,점집,간이 낚시터] 를 돌아볼 수 있습니다.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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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상
늘어선 가판대 위에는 군것질거리부터 장난감까지 다양한 물건들을 팔고 있습니다.
타다요시는 어떤 가게 앞에서 멈춰섭니다.
요괴나 인간 얼굴 모양을 본뜬 가면, 요요, 부채, 비녀, 가락지 등이 눈에 들어옵니다.
온통 아름답고 진귀해 보이는 것들이지만, 인계의 돈은 당연히 쓸 수 없겠죠.
소마루가 멍하니 가판대를 구경하고 있으면,
점원이 먼저 소마루에게 말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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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족한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은…….
소마루의 목에 걸린 방울 목걸이입니다.
어떡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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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타다요시 툭 건드리며)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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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소마루는 목걸이 끝에 달린 방울에 신경이 쏠립니다.
정말 이 목걸이에 그만한 가치가 있을까요?
아주 어렸을 적부터 잃어버리지 않고 갖고 있었지만,
특별히 예쁘거나 쓸모 있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소마루가 깊게 생각하기도 전에, 타다요시가 묻습니다.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38223/lRD7aDHqC95ewIy2Vw6jTw/med.png?1594192670)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38223/lRD7aDHqC95ewIy2Vw6jTw/med.png?1594192670)
때마침 아가미가 달린 노인이 파들거리는 손으로 둘에게 손짓합니다.
"회오리 도롱뇽, 명랑 개구리, 겁나 매운 지네까지 없는 게 없어~ 와서 한 입들 잡솨봐~"
타다요시는 노인 앞 가판대에서 주섬주섬 무언가 집어 담아옵니다.
……설마 정말 소마루에게 회오리 도롱뇽을 먹일 생각일까요?
언뜻 보기에도 지구의 생물과는 확연히 다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단, 크기 자체가 약 3~4배 정도 거대합니다.
<산치체크>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기준치: | 80/40/16 |
굴림: | 87 |
판정결과: | 실패 |
이성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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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요시는 돈 가지고있는건가요?
계산을 마친 후, 타다요시가 소마루에게 내민 것은 다행히도 동그란 약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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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갈한 문양이 새겨진 약과는 소마루가 먹기 좋게 포장이 벗겨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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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소마루가 한 입 베어문다면 약과에서는 달짝지근하고 촉촉한 맛이 납니다.
약과 가운데에는 견과류가 콕콕 박혀있어,
씹을 때마다 기분 좋은 식감이 뒤따라옵니다.
타다요시는 비슷한 모양의 약과를 연달아 내밀고,
이어서 시원한 물까지 가져다줍니다.
소마루가 타다요시에게 왜 이걸 가져왔냐고 묻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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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대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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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이런 곳에서 인간으로 지내셨으니.. 다른이들이 먹는 것을 따라 먹진 못할테죠. (끄덕끄덕..공감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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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장
소마루의 시선을 끄는 곳은, 다양한 경품들이 진열된 사격장입니다.
낯선 것들뿐인 이계에서 익숙한 것을 발견하자 꽤 반가울지도 모릅니다.
이런 사격장은 인간계의 놀이공원에서도 자주 볼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사격장에 놓인 것은 총이 아닌, 활입니다.
소마루와 타다요시를 본 사격장 주인이 싱글벙글 웃으며 두 사람을 맞이합니다.
"어서 옵쇼! 두 분 맞으십니까!!"
"자, 참가비는 이쪽으로 내시면 됩니다."
" 화살은 인당 5개고, 활은 신장에 맞는 거로 잡으십쇼!!"
참여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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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없으니까!)
타다요시는.. 돈은 대줄테니 하고 싶다면 해도 좋다고 말합니다.
그도 그럴게, 인계에서 온 소마루가 이 곳의 돈을 가지고 있을리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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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요시가 대준다면.. 합니다!(뻔뻔00
))
<정신력> 판정 후 <근력>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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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 80/40/16 |
굴림: | 3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준치: | 40/20/8 |
굴림: | 73 |
판정결과: | 실패 |
(후들)
다소 애매한 점수긴 하지만, 과녁에 화살을 맞추긴 했습니다.
노란색 보석이 박힌 노리개를 보상으로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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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타다요시의 눈이랑 똑닮은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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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팅.! (작은주먹 가볍게 흔들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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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 80/40/16 |
굴림: | 85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75/37/15 |
굴림: | 79 |
판정결과: | 실패 |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화살은 멀리멀리 날아가 사격장 주인 옆에 꽂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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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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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식은땀을 흘리며 타다요시에게 아차상을 수여합니다.
예쁜 색의 나뭇잎 책갈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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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책갈피 받고는 웃으면서 타다요시 소매를 잡고) 너무 실망하지않아도 되는데.
(그러곤 손에 노리개를 쥐어준다) 타다요시도 가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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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마루에요. 유키바나 소마루.. 저도 소마루라고 불러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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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풀린것같음에 따라 다시금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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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가
식당가에서는 많이 먹기 대회가 한창입니다.
그 메뉴는 메뚜기 튀김으로,
소마루가 자신 있는 메뉴라면 도전해보는 것도 괜찮겠네요.
어제부터 먹은 것이 무척 부실해서 배가 고플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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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가 한 편에는 먹음직스러운 국수를 팔고 있습니다.
색색의 고명이 올라와 있고, 육수로 국물을 냈는지 고소한 향이 후각을 자극합니다.
타다요시는 소마루에게 자리를 잡아 달라고 부탁하고,
국수를 주문하기 위해 계산대로 갑니다.
공간은 협소한 편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많이 먹기 대회에 시선이 쏠려 있어 드문드문 빈 자리가 보입니다.
마침 둘이 앉기에 적당한 좌석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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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이 걸리긴하는데... 긴가..?)
소마루가 빈 자리에 앉는다면, 문득 누군가가 당신의 어깨를 톡톡 두드립니다.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38189/MfwbvE6Et8TttWgcNOiMEQ/med.png?1594192623)
고양이 수염을 가진 요괴 하나가 수염을 움찔거리며 소마루를 보고 있습니다.
반가움, 희한함, 놀라움, 충격……. 다양한 감정이 교차하는 듯, 동그란 눈이 점점 더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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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떨떨한 표정으로 요괴를 바라보다가) 많이, 닮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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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시죠? 분장은 유심히 보면 티가 나니까요. 보호해주는 분이 계신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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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 야마다라고.. 신목의 문을 지키고있던...요괴, 가 있어서요.
졸업생이라면, 그에 대해서도 좀 아시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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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다씨도 제가, 아주 많이 닮았다고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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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직후 홀몸으로 어린 요괴들을 가르쳐야 한다고 영월호를 다시 세우셨으니까요... 야마다만큼 선생님을 잘 따르던 학생도 없었는데...
...어느날 사라져 버리셨어요. 야마다가 선물을 하나 했다고 들었는데.....
타다요시가 국수 그릇이 담긴 쟁반을 들고 소마루 방향으로 오자,
타타는 재빠르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도망갑니다.
타다요시는한참 동안 타타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봅니다.
타다요시와 대화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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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하지않고 남아있던건 타다요시가 누구를 기다리기 위해서임을 저 아이는 알던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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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졸업생인 상태로 신목을 관리할 수는 없는걸까요? 졸업생은 학교 근처를 얼씬거리지 말라, 라는 규칙은 없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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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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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걷다가) 와, 여기엔 점집도 있나요? (타다요시 힐긋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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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궂은 친구... 인간이라서 겁주거나 할까요. 마음 단단히 먹고 가야겠네요. 일단은, 말이에요. (고개를 한번 끄덕이곤 슬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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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집
두꺼운 비단 커튼이 드리운 곳 앞에서, 타다요시가 멈춰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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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소마루와 타다요시가 점집으로 들어서자마자, 갓을 쓴 사람은 들고 있던 부채를 내리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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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뭐가요?! 언뜻 뒤로 비치는 그림자에는,
꼬리가 9개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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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집 주인은 그렇게 말하곤 가볍게 웃으며 갓을 벗습니다.
타다요시는 익숙한 듯 심드렁한 표정입니다. 쿠라마 할멈은 늘 이래요, 하고 덧붙이면서요.
점집 안에는 대충 봐도 범상치 않은 물건들이 가득합니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망원경이나,
샛노랗게 색이 바랜 고서들, 용도를 알 수 없는 기구들…….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37989/0f3ftp8cVPtrgwDSBGDIBQ/med.png?1594192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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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라마 할멈은 소마루에게 이름, 생년월일, 태어난 곳 등을 받아 천칭처럼 보이는 것을 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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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라마 할멈은 그렇게 말하곤 높은 소리로 깔깔거리며 웃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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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라마 할멈이 즐거운 듯 천칭에 수정 구슬을 올려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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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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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라마 할멈은 그렇게 말하곤 소마루의 목에 걸린 넥타이를 가리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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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 낚시터
뾰족한 기와 아래 매달린 금붕어 그림의 풍경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종소리를 냅니다.
새로 길은 듯 맑은 물이 대야에 담깁니다.
그 위에 색색의 다양한 금붕어들이 떠다닙니다.
다만, 전부 뾰족한 이빨을 지니고 있어,
이런 것에 미숙한 사람이라면 분명 손목째로 먹혀버릴지도…….
그럼에도 소마루가 바란다면...!
금붕어 뜨기를 도전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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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어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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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같은 요괴면서 이런것도 무서워하나요? (급기야 시비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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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격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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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익숙한 인영이 보인다 싶어 돌아보면, 붉은 털을 가진 자그마한 영월호 학생이 척척 금붕어를 잡고 있습니다.
아니, 이 녀석은……!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37876/VfphPXYrFekrf6c-ouLPBQ/med.png?1594192260)
미호가 인간이란 말을 꺼내자 입을 틀어 막습니다.
..타다요시가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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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에 설탕을 굳혀서 만든 사탕이라던가, 문어다리와 밀가루를 이용한 동글한 빵도 있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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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든..할때 소근..)
<지능>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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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 70/35/14 |
굴림: | 83 |
판정결과: | 실패 |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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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도 왜 영월호 내부에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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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휴...! 진짜 모른다면 야마다 너도 불쌍하다! 이런 멍청한 인간이랑 다니고~!!!
미호는 털을 바짝 세우며 씩씩거리다 자리를 떠나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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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정말 세계 끝이 있는데다 평평하고, 하늘끝에는 둥근유리돔...?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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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문제는 없는데...엄청 놀라워서요..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38223/lRD7aDHqC95ewIy2Vw6jTw/med.png?1594192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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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가까운 시간이기 때문에 주변은 무척 어둡습니다.
길을 걷는 요괴들은 점점 늘어나고,
거리에는 조명이 없어 소마루가 걷기 불편할지도 모르겠어요.
인파에 밀려 점점 타다요시가 멀어집니다.
잠시 기다려달라는 말을 할 틈도 없이, 두 사람을 연결한 끈은 점점 늘어납니다.
타다요시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어졌을 무렵,
갑자기 소마루의 손목에 묶여 있던 결속의 끈이 풀려버립니다.
아무리 타다요시를 찾아도 보이지 않습니다.
<민첩>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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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 65/32/13 |
굴림: | 10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비틀, 아슬아슬하게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뻔했지만..겨우 균형을 잡아 버팁니다.
아무도 당신을 모르는 세계,
돌아가는 방법도 알 수 없는 이곳에서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나요?
지금쯤 부모님은 무엇을 하고 계실까요.
소마루의 실종을 걱정하며, 울고 계시진 않을까요…….
혼자 남겨지자, 소마루의 생각은 끝도 없이 늘어납니다.
그리고,
그런 소마루의 손을 누군가가 잡습니다.
소마루가 손이 잡힘과 동시에 축제 거리의 모든 조명이 일제히 켜집니다.
가게 주인은 붉은 등에 불을 붙이고, 늘어선 빛의 행렬은 시야를 밝혀줍니다.
악기와 북소리가 한층 더 높아집니다.
일렁이는 새빨간 빛을 받으며 소마루 앞에 서 있는 사람은, 타다요시입니다.
인파를 헤치고 소마루가 있는 곳까지 되돌아왔는지, 머리카락은 젖어 있으며,
옷차림은 다소 흐트러져있습니다.
언제 구했는지 길에 있는 것과 같은 붉은 등불을 들고 있습니다.
그런 소마루의 표정을 확인하자 조금 걱정스러운 투로 이렇게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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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요시 : 이런 인파에는 손을 잡고 가는 쪽이 나을 것 같아서 풀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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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네요. 아무도 당신을 모르지는 않습니다.
타다요시, 이 사람만은 지금 소마루를 알고 있잖아요?
낯선 곳에서 유일하게 있을 곳을 마련해줬으며,
소마루가 돌아갈 때까지 보호해주겠다고 했습니다.
꼭 잡은 손은 무척 따스합니다.
타다요시의 온기를 느끼자, 조금은 안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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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표정이 지금 어떻더라? 거울을 보지않는 이상 잘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어떠한 표정인지 예상은 간다. 좀, 멍청한 표정을 짓고 있었겠지. 어둡기만 하던 장소가, 자신의 주변이... 너라는 요괴가 와준 덕에 조금이나마 밝아진 느낌이다. 이런 곳에선 나는 어린애나 다름없구나 싶었고, 따스한 손을 꼬옥 잡았다)
... 표정, 많이 바보같아요? (라며 시답잖은 말을 꺼내보며 미소를 지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보러 가요. 불꽃놀이.
그러나 소마루와 타다요시가 명당으로 향하던 도중 불꽃놀이가 시작됩니다.
악기 소리와 함께 터져 올라가는 불꽃이 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습니다.
길을 걷던 요괴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일제히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소마루와 타다요시 역시 아쉽지만, 길거리에서 불꽃놀이를 관람합니다.
새빨간 불꽃은 지네 모양이 되기도, 개구리 모양으로 피어나기도 합니다.
불꽃 하나가 사라질 무렵 또 다른 불꽃이 올라가고, 환호성이 터져 나옵니다.
노점상을 장식하는, 눈이 멀어버릴 것처럼 붉은 등과 색색의 아름다운 불꽃놀이.
분명 이계는 소마루에게 무섭고, 낯설지도 모릅니다.
요괴들의 이빨이나 발톱을 보면 언제 잡아먹힐지 몰라 두려울 수 있겠죠.
하지만 소마루가 우연히라도 이곳에 왔기 때문에,
생애 동안 잊지 못할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 갈 수 있었죠.
고개를 돌리면 타다요시 역시 넋을 잃고 불꽃놀이를 보고 있습니다.
찬란하게 빛나는 광경에 시선을 완전히 빼앗겼습니다.
혹여나 소마루를 잃어버릴까, 손을 꽉 잡은 채로요.
한참 두 사람이 불꽃놀이를 지켜보던 그때,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립니다.
거대한 짐승이 울부짖는 것 같기도, 세계가 신음하는 것 같기도 한 소리.
크지 않은 소리지만, 대지의 아주 깊은 곳에서부터 울려 퍼집니다.
몇 분간 이어지는 소리는 모두에게 들리는지 모든 요괴가 웅성거립니다.
타다요시까지도 인상을 쓸 무렵,
땅에 진동이 울리며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금은 벌어지며 틈을 만들고,
흙이나 모래가 떨어지던 틈은 큼직하게 아가리를 벌려 요괴들을 집어삼킵니다.
축제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불꽃놀이는 중지되고, 가판대는 큰 소리를 내며 쓰러집니다.
. 부모로 보이는 요괴들은 어린 요괴를 안아 들고 달립니다.
크고 작은 균열에 반사적으로 타다요시는 소마루를 돌아봅니다.
부서진 평화가 거짓말처럼 흩어지고, 절망이 잠식합니다.
소마루가 밟은 땅 역시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굵은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어딘가에서부터 알 수 없는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모든 것을 찢을 듯 날카로운 무언가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그에 소마루는 생전 느껴본 적도 없는 깊은 공포심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것을 느낍니다.
소마루가 주변을 돌아보려하며, 연기의 출처를 확인하려고 하자 타다요시가 다급하게 제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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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말하면서요.
"도와주세요! 살려주세요!"
"아가, 누가 우리 아가 못 보셨나요!!"
"이봐! 비켜! 저리 가!"
"엄마! 아빠! 어디 있어요!"
"아아…… 살려줘……!"
지진과 함께 알 수 없는 괴물이 날뛰기 시작하고,
이름을 알지 못하는 자들의 절규가 메아리칩니다.
먼저 정신을 차린 타다요시는 멍하니 서 있던 소마루의 손을 움켜쥐고 달립니다.
생살을 찢고, 뼈를 부수는 끔찍한 소리가 귀에 들어옵니다.
구할 수 없는, 도움을 요청하는 목소리를 뒤로한 채,
타다요시와 소마루는 자리를 벗어납니다.
이 상황을 표현할 단어는 단 하나뿐입니다.
바로, '멸망' 입니다.
세계를 집어삼키는 완전한 아비규환에
<산치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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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 79/39/15 |
굴림: | 7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성 -1
흥겨운 악기 소리는 사라지고, 비명과 고함만이 가득합니다.
서두르지 않으면 두 사람 역시 거대한 틈에 먹혀버릴 텐데,
혼란스러운 인파 때문에 도망치기가 쉽지 않습니다.
<행운>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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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 70/35/14 |
굴림: | 11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타다요시와 소마루는 다른 요괴들에게 휩쓸리지 않기 위해 산 위로 정신없이 달립니다.
뒤에서 그 어떤 소리가 들려도, 타다요시는 묵묵히 소마루의 손을 놓지 않고 올라가기 쉽게 잡아당겨 줍니다.
멈추지 않고 올라가다 보면, 어느덧 반딧불이 호수입니다.
...
타다요시는 소마루의 손을 놓고 주변을 둘러봅니다.
세상을 뒤흔들던 지진은 멈췄습니다.
산 아래 풍경은 처참합니다.
지대가 낮은 곳은 대부분 무너지고 함몰되어 새까만 구멍이 보입니다.
영월호 역시 마찬가지로…….
요괴들을 가르치던 건물은 완전히 내려앉았습니다.
문득 축제에서 본 다른 요괴들이 걱정되기 시작합니다. 다들, 무사할까요?
폐허 더미가 거대해, 신목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소마루는 신목을 통해서만 인계로 돌아갈 수 있었는데,
이래서는 돌아갈 수 있는지조차 불투명합니다.
어두운 밤하늘, 반딧불이가 소리 없이 소마루와 타다요시 주변을 맴돕니다.
불꽃놀이로 그토록 화려하고 아름다웠던 하늘에는 여전히 달도 별도 찾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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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렇게 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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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타다요시는 말합니다.
반딧불이 호수를 등지고 선 그 표정이 어쩐지 읽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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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에질린 표정은 평소와 달리 구겨져있었다) 타다요시도 위험한거잖아요. ...어떻게 원래 잇던 곳으로 갈 수 있는데요.? 신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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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38223/lRD7aDHqC95ewIy2Vw6jTw/med.png?1594192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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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절 도와줬듯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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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요시는 화난 듯 입을 꾹 다뭅니다.
의견이 충돌하고, 두 사람 사이에 적막이 감돕니다.
그토록 무시무시한 요괴들에게도 이런 재난은 위험합니다.
하물며, 인간인 소마루를 보호하며 도망쳐야 하는 타다요시의 짐은 얼마나 무거울까요!
그럼에도 소마루는, 혼자 살겠다고 를 두고 갈 수는 없었습니다.
타다요시는 소마루를 오두막 집으로 데려다줍니다.
처음 집을 나설 때와 달리, 둘 사이의 분위기는 한없이 가라앉은 상태입니다.
반딧불이 호수를 지나, 달맞이꽃밭을 건너,
작은 오두막으로. 소마루가 무사히 오두막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며 타다요시는 이렇게 말합니다.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38223/lRD7aDHqC95ewIy2Vw6jTw/med.png?1594192670)
타다요시는 소마루가 말릴 틈도 없이 자리를 떠납니다.
늦은 밤, 작은 오두막 안에 살아 숨 쉬는 존재는 소마루뿐입니다.
소마루는 분명히 즐겁고 아름다운 축제에 있었는데,
이계의 많은 요괴와 이야기를 나누며 웃었던 게 조금 전인데,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요?
문득 오늘 스쳐 지나간 요괴 중 몇이나 목숨을 부지했을까……. 하는 생각 듭니다.
이곳에 혼자 있는 것은 분명 안전하겠지만,
정신적으로 무척이나 피로해집니다.
어젯밤까지만 해도 따뜻하고 편안한 장소였는데,
오늘은 왜 이렇게나 서늘하고 쓸쓸한 것일까요.
별다른 액션을 취하지 않는다면, 완전한 늦은 밤,
소마루는 피곤한 몸을 추스르며 잠에 빠져듭니다.
...
그 날 밤, 타다요시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이른 아침, 소마루는 누군가의 목소리에 잠에서 깨어납니다.
소마루를 깨운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타다요시 입니다.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충돌은 잊어버렸는지, 꽤 밝은 표정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38223/lRD7aDHqC95ewIy2Vw6jTw/med.png?1594192670)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38223/lRD7aDHqC95ewIy2Vw6jTw/med.png?1594192670)
조금 이상할 정도로 빠르긴 하지만,
구조 작업이 잘 끝났다니 다행이네요.
어제의 무시무시한 생명체도 사라진 걸까요?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너무 빠른거 아닌가요...? 지진까지 일어나서 땅도 갈라졌을텐데..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38223/lRD7aDHqC95ewIy2Vw6jTw/med.png?1594192670)
어제의 처참했던 상황을 잊을 만큼, 날씨는 아주 화창하고 맑습니다.
그러나 소마루가 파고 들어가는 숲은 나무가 높고 빽빽하게 자라 있어,
내리쬐는 빛이 점점 사라집니다.
<지능> 판정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기준치: | 70/35/14 |
굴림: | 6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영월호부터 타다요시의 집까지,
그리고 축제가 열리는 시내에서 타다요시의 집까지…….
총 두 갈래의 산길을 지나왔지만 두 사람이 지금 걷는 길은 여태까지와는 다릅니다.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38223/lRD7aDHqC95ewIy2Vw6jTw/med.png?1594192670)
그런 소마루를 눈치채기라도 했는지, 타다요시는 그리 말하며, 묵묵히 더 깊은 곳으로 향할 뿐입니다.
소마루와 타다요시는 산속, 조금 더 깊숙한 곳으로 걸어들어갑니다.
그렇게 마침내 도착한 곳은...
...
아무것도 없습니다.
타다요시는 조용히 입을 엽니다.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38223/lRD7aDHqC95ewIy2Vw6jTw/med.png?1594192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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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38223/lRD7aDHqC95ewIy2Vw6jTw/med.png?1594192670)
노점상은커녕 쓰레기통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여긴, 그저 조금 더 으슥한 산속일 뿐입니다.
단 하나 시선을 끄는 것은 금색 새끼줄로 격리된, '거대한 나무'입니다.
경건한 마음이 들 정도로 거대한 가지를 하늘로 뻗은 채, 굵은 뿌리를 내리고 자라고 있는 이것은…….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38223/lRD7aDHqC95ewIy2Vw6jTw/med.png?1594192670)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38223/lRD7aDHqC95ewIy2Vw6jTw/med.png?1594192670)
아, 시일 고등학교 뒷산에 있던 거대한 나무,
영월호 앞에 있던 신목과 아주 닮은 것입니다.
하지만 이계의 신목은 한 그루라고 했는데. 어떻게 된 걸까요?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38223/lRD7aDHqC95ewIy2Vw6jTw/med.png?1594192670)
타다요시는 새끼줄을 걷고 안으로 들어가,
덤덤한 표정으로 나무의 몸통을 짚습니다.
소마루의 주변으로 기이하고 불길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분명 타다요시는 어젯밤의 인명 피해가 거의 없고, 오늘은 다시 시작될 축제에 간다고 했는데……
왜 그런 표정을 짓고, 이런 말을 하는 걸까요?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38223/lRD7aDHqC95ewIy2Vw6jTw/med.png?1594192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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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렇습니다. 타다요시의 집이 이렇게 외진 곳에 있었던 이유는,
또 하나의 신목을 지키기 위해서…….
소마루는 무의식적으로 납득하면서, 이 상황이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어요.
혹은 계속된 거짓말에 화가 났을 수도 있겠죠.
그러나, 이런저런 생각이 듦과 동시에, 소마루의 몸이 붕 뜹니다.
왜?
어째서 타다요시는 소마루를 밀어버렸나요?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38223/lRD7aDHqC95ewIy2Vw6jTw/med.png?1594192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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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38223/lRD7aDHqC95ewIy2Vw6jTw/med.png?1594192670)
의문을 가질 틈도 없이, 소마루는 구멍 안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그 순간부터 다시, 이계의 멸망이 시작됩니다.
흔들리는 대지 위를 딛고 선 타다요시는 소마루와 마주친 눈을 피하지 않습니다.
두고 가면 안 되는데, 이번에야말로 정말 위험할 텐데…….
소마루가 타다요시를 향해 뻗은 손은 닿지 않습니다.
그저 허공을 가르고, 빈 곳을 움켜쥐다, 맥없이 떨어져 내립니다.
문득, 어젯밤에 들었던 짐승의 울음소리가 바로 앞에서 울려 퍼집니다.
타다요시는 공포에 질리지 않은, 그저 덤덤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볼 뿐입니다.
마치 처음 마주했을 때처럼, 두 사람을 둘러싼 세계는 억지로 늘린 듯한 풍경의 연속입니다.
이대로라면 타다요시 역시 어제의 그 사람들처럼, 처참하게 죽음을 맞이할 게 분명한데….
그럼에도 타다요시는 소마루를 배웅하듯, 떨어지는 모습을 지켜봅니다.
마지막으로 눈에 새겨넣으려는 것처럼요.
소마루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을 여는 타다요시입니다.
<듣기> 판정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기준치: | 68/34/13 |
굴림: | 3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38223/lRD7aDHqC95ewIy2Vw6jTw/med.png?1594192670)
그렇게 말하며, 타다요시는 누군가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그건,
분명, 소마루의 이름은 아니었습니다.
처음 이곳에 왔던 것과 비슷하지만 완전히 다른 감각입니다.
이전에는 소마루가 무언가의 내부로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억지로 틈을 내어 벌린 생살 안으로 집어 넣어진 기분입니다.
이물질을 주입 당한 신목이 소마루의 귓가에 비명을 지릅니다.
눈앞에 수많은 점들이 점멸하며,
소마루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정신적인 충격에 휩싸입니다.
<산치체크>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기준치: | 78/39/15 |
굴림: | 1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성 -1
검은색, 보라색, 초록색…….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색상의 보이지 않는 촉수, 혹은 다리 같은 것이 소마루를 감싼다고 느꼈을 때,
타의에 의해 강제로 비틀린 공간과 시간은 제 아가리를 벌려 소마루에게 무언가를 보여줍니다.
그것은 아주 오래전 이야기이자, 지금의 이야기이며,
언젠가의 미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소마루는 '본다' 라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이야기의 일부가 됩니다.
첫 번째 이야기.
어른들 몰래 창고 문을 여는 어린 아이가 보입니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던 아이는
문득 두툼하고 먼지가 잔뜩 쌓인 책을 집어 듭니다.
'이계탐험록'이라고 또렷하게 적힌 표지를 잡고 여는 순간…….
딸랑, 소리와 함께 방울 목걸이가 굴러떨어집니다.
아이는 오밀조밀 작은 손으로 방울 목걸이를 들어, 제 목에 겁니다.
대대로 물려졌다거나, 중요한 물건이라는 말이 잘 이해되지 않지만,
이 방울만은 목에 걸었을 때 무척 따스한 느낌이 듭니다.
아이는 다시 책 속의 내용에 푹 빠져듭니다.
이계탐험록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그리고 또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여행을 끝내고 와서 쓴 책이라고 했습니다.
지병이 있던 먼 선조는 여행에서 얻은 방울 목걸이 덕분에 말끔하게 건강해졌다고 합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돌아오게 되었으나, 언젠가 자신의 후대가 소원을 이루어줄 것이라 믿고
이 책을 썼다는 글과 함께 책은 마무리됩니다.
한참 책에 집중하던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벌떡 일어납니다.
딸랑, 아이가 움직이자 방울 소리가 낭랑하게 울립니다.
언뜻 보인 아이의 얼굴은, 분명히 소마루도 아는 사람입니다.
어린아이는, 소마루 본인이니까요.
어째서 잊고 있었을까요?
이계에 대한 모든 것은 당신이 어린 시절 책에서 본 이야기입니다.
타다요시가 줄곧 기다려온 선생님은
소마루 당신의 혈연입니다.
<산치체크>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기준치: | 77/38/15 |
굴림: | 94 |
판정결과: | 실패 |
이성 -1
두 번째 이야기
신목 앞을 지키고 선 작은 요괴가 있습니다.
"타다요시, 돌아가야지."
조금 더 큰 요괴가 말하면, 작은 요괴는 주먹을 꾹 쥐고 고개를 저을 뿐입니다.
"선생님을 기다려야 해요. "
"많이 아파 보이셨는데, 제가 부축해드려야 한단 말이에요...!"
아, 작은 요괴는…….
의심할 여지도 없이 타다요시입니다.
타다요시는 눈이 내리는 날에도 굴하지 않고 신목 앞을 지킵니다.
때로는 낮잠을 자고, 때로는 신목과 대화를 하며 외로움을 달랩니다.
타다요시는 문에서 들리는 아주 작은 소리에도 귀를 쫑긋거립니다.
혹시나 선생님이 돌아왔는데, 타다요시가 듣지 못했을까 봐,
그게 걱정되어서…….
걱정에도 불구하고 100년, 100년, 그리고 또 100년이 흐릅니다.
축제가 시작해, 문이 열리고 들어오는 인간이 있다면
돌려보내는 건 늘 타다요시의 몫이었지만,
선생님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37896/kf4o_6gJakYp7W-h0AgKXw/med.png?1594192270)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37896/kf4o_6gJakYp7W-h0AgKXw/med.png?1594192270)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37906/Cdtm-xXTnEglFmjEmQOfTA/med.png?1594192279)
다른 요괴들이 어떻게 이야기하든, 타다요시는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간절한 바람은 신념으로 자라났습니다.
선생님은 언젠가 반드시 돌아올 거라 믿고,
언제나 신목을 지켜왔습니다.
...
세 번째 이야기
이계도 인계도 아닌 무한한 어둠의 공간,
작은 유리 돔들이 나란히 늘어서 있습니다.
기이한 형상의 그림자들은 유리 돔을 관리하듯 둘러싸고 있습니다.
소마루는 그중 절반 가까운 유리 돔들이 엉망으로 박살 나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가늠할 수 없게 거대한, 무수한 다리를 가진 그림자들이 그것을 두고 말다툼하고 있습니다.
단지 그림자를 보고, 멀리서 목소리를 들은 것만으로도 알 수 없는 정체에 대한 근원적인 공포에 사로잡힙니다.
<산치체크>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기준치: | 76/38/15 |
굴림: | 6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성 감소없음
"한 번에 제거하면 쉬운데, 왜 일을 귀찮게 처리하는 거지?"
"그러면 잔여물이 남잖아. 가급적이면 틀을 유지한 채 청소하는 편이 좋으니까."
"그분께서는?"
"천천히 처분하라고 하셨다."
"깨끗하게, 빨리하면 되는 일이잖아."
소마루는 문득 깨닫습니다.
미호나 타다요시가 말한 대로 이계는 거대한 유리 돔 안에 있으며,
그들이 이야기하는 '처분'은 이계에 관한 것이라는 걸요.
<산치체크>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기준치: | 76/38/15 |
굴림: | 6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성-1
수많은 필름들이 재빠르게 흐르며 소마루의 사고에 주입됩니다.
강제로 머릿속에 흘러들어온 이야기들에 대해 곱씹어볼 틈도 없이,
의식이 차츰차츰 아득해집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소마루는 나동그라져 있습니다.
익숙한 공기와 지독한 침묵, 당신이 아는 곳입니다.
모든 것이 익숙한 소마루의 세상,
숲과 나무로 가득 차 있지만, 이계의 산과는 확연하게 틀린 이곳은…….
귀신이 나온다는 학교 뒷산, 신목이라고 불리는 나무 앞입니다.
옷을 털고 일어나 주변을 돌아본다면,
가까운 곳에 소마루의 학교 건물이 보입니다. 고요하며, 모든 것이 완벽하게 평화롭습니다.
소마루는, 꿈에 그리던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왔습니다.
. . .
인계
소마루가 아무리 신목을 두드려도, 발로 걷어차거나 소리를 질러도,
한 번 닫힌 문은 열리지 않습니다.
완전한 단절과 상실감이 소마루를 집어삼킵니다.
정말 이렇게 이별이며, 이렇게 끝인 걸까요.
문을 넘어오며 본 기이한 장면들이 머릿속에서 뒤엉킵니다.
어렴풋하게 지금이 매우 늦은 시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주변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둡진 않습니다.
나무 너머로 드문드문 보이는 건물의 불빛,
창백한 달, 간간이 자동차의 경적이 들리고…….
...
아, 이제서야 실감이 납니다. 여기는 완전한 인계입니다.
그리고 소마루는 모든 것이 멸망하는 세계에,
타다요시를 남겨둔 채 귀환했습니다.
<산치체크>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기준치: | 75/37/15 |
굴림: | 6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성 감소없음.
<지능> 판정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기준치: | 70/35/14 |
굴림: | 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엄마야)
사냥개의 울음소리가 잔상처럼 남아, 소마루를 괴롭힙니다.
타다요시는 무사히 도망쳤을까요?
도망치지 못했다고 해도, 이계의 시간은 인계보다 빠르게 흐른다고 했죠.
소마루가 어떻게든 이계로 되돌아가더라도,
그때는 너무 늦었을지도 모릅니다.
소마루는 무너지는 이계와 타다요시가 신경 쓰일 수도 있겠지만,
되돌아갈 그 어떤 뾰족한 방법도 생각나지 않습니다.
소마루에게는 타다요시처럼 이계의 문을 강제로 여는 능력이 없으니까요.
이제 어떡하면 좋죠?
집으로 돌아가야 할까요?
아니면, 신목 앞에 남아있나요?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평소라면 무섭다고 느꼈을 학교 뒷산이지만, 그런 건 개의치 않을 만큼,
타다요시의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위험에 처했던 소마루를 유일하게 구해주고, 따스하게 대해준 사람.
비록 거짓말을 하고, 다른 사람의 대체품으로 여겼다고 하더라도…….
아직 소마루는 타다요시에게 할 말이 있지 않나요?
그런 생각을 하던 그때,
깜빡, 깜빡.
반딧불이 한 마리가 소마루의 앞을 지나갑니다.
반딧불이는 마치 자신을 따라오라는 것처럼,
소마루의 주변을 빙글빙글 맴돕니다.
곧 사라질 것처럼 희미한 빛을 내뿜으면서요.
어떡할까요?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반딧불이는 비틀거리며 앞으로 나아갑니다.
소마루가 유심히 살펴보면, 반딧불이의 날개가 반쯤 찢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완전히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도,
반딧불이는 날아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추락할 듯 위태롭게 내려앉다가도 금세 날아올라 앞으로 향합니다.
소마루 역시 그런 반딧불이를 따라갑니다.
추락할 때의 여파인지, 오른쪽 발목이 욱신거린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건강> 판정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기준치: | 50/25/10 |
굴림: | 2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소마루는 아픈 발목을 질질 끌고, 무작정 쫓아갑니다.
반딧불이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정신없이 산을 내려오다 보면,
잔가지에 볼이 긁히고 나무뿌리에 몇 번이고 걸려 넘어질 뻔합니다.
문득 소마루는 이계의 산에서는 늘 타다요시가 앞장서서 걸었던 것을 기억해냅니다.
아,
타다요시는 줄곧, 소마루가 걷기 쉽도록 가지를 치고,
나무뿌리를 정리하며 걸어갔던 것입니다.
지금 타다요시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밀려오는 멸망에 휩쓸려 다시는 만날 수 없게 된 건 아닐까요?
약한 생각들이 자꾸만 밀려와, 소마루의 시야를 가립니다.
<정신력> 판정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기준치: | 80/40/16 |
굴림: | 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그렇다 하더라도 소마루는 여기에 멈춰 서서는 안됩니다.
반딧불이는 길을 잃지 않도록 빛을 밝혀주고,
인연의 상대가 있는 곳으로 이끌어준다고 했죠.
반드시, 이 빛을 따라가야만 합니다.
그 끝에는 분명
타다요시가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소마루가 학교 뒷산을 완전히 내려오면,
반딧불이는 잠시 제 자리를 빙글빙글 돌다가 펜스를 넘어 교내로 향합니다.
그 빛은 수명을 다해가는지 차츰차츰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지능> 판정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기준치: | 70/35/14 |
굴림: | 94 |
판정결과: | 실패 |
(비명)
학교 안으로? 대체 왜? 소마루는 얼떨떨한 기분으로 주춤거리면서도 쫓아갑니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습니다. 2-B 교실은 4층에 있습니다.
계단이 오늘따라 무척 높게 느껴집니다.
아픈 발목을 끌고 올라가는 것도 소마루에게는 무척 고역일 테죠.
반딧불이는 어느새 소마루의 바로 앞에서 날아가고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추락할 것처럼 아슬아슬하게,
하지만 확실하게 소마루를 인도하고 있습니다.
마침내 소마루는 교실 앞에 도착했습니다.
교실 문과 창문은 마찬가지로 잠겨있어, 잠긴 자물쇠를 처리해야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근력> 혹은 <열쇠공> 판정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기준치: | 40/20/8 |
굴림: | 99 |
판정결과: | 대실패 |
(비명 )
억지로 자물쇠를 뜯다 손끝이 벗겨집니다.
소마루가 이 문을 열고싶다면, 성공할 때까지 제한 없는 <근력> 판정이 가능합니다.
<근력> 판정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기준치: | 40/20/8 |
굴림: | 3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철컥,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립니다.
달빛과 야경이 내리쬐는 교실,
소마루의 사물함 안에 익숙한 검은 소용돌이가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여태 소마루를 안내한 반딧불이는,
소마루가 교실 안으로 들어섬과 동시에 빛을 다해 스러집니다.
처음 문이 열렸을 때와는 달리, 반짝이는 인도자조차 없는……
완전한 어둠입니다.
어떡할까요?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후우.. 흐.. (숨을 몇번 고른 뒤, 소용돌이속에 손을 뻗습니다)
소마루는 다시 한번 굳게 다짐하고,
사물함 너머로 손을 밀어 넣습니다.
이런 불확실한, 정체를 알 수 없는 곳으로 몸을 내던질 만큼…….
만나야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제는 익숙한 어지러움이 소마루를 집어삼킵니다.
딸랑, 딸랑. 목에 내걸린 방울이 흔들리는 소리와 함께,
소마루는 또다시 정신을 잃습니다.
...
눈을 떴을 때는, 완전히 낯선 곳입니다.
신목 주변에 이런 곳이 있었던가요?
거대한 짐승이 짓밟고 지나간 것처럼, 주위에는 남은 것이 없습니다.
위엄있게 자리를 지키던 신목조차 반쯤 몸이 꺾여 있습니다.
폐허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잘게 조각난 파편들 속에서…….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38223/lRD7aDHqC95ewIy2Vw6jTw/med.png?1594192670)
익숙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타다요시의 목소리입니다.
아, 끔찍한 지진과 정체 모를 괴물들 속에서, 부디 그가 살아있기만을 얼마나 바랐던가요.
타다요시에게 전할 말이 많습니다.
소마루를 속인 사실에 화를 낼 수도, 간신히 만났다는 안도감에 울음을 터뜨려버릴지도 모르겠어요.
그런 생각을 하며, 소마루가 타다요시의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시선을 옮기면,
폐허에 등을 대고 비스듬하게 기대앉은 타다요시가 보입니다.
그리고 그런 타다요시는,
짐승에게 뜯긴 것처럼, 왼쪽 팔이 없습니다.
<산치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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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 75/37/15 |
굴림: | 5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성 감소없음.
끝도 없이 흐르는 붉은 피 속에서,타다요시가 잠길 듯 기운 없이 늘어져 있습니다.
피로 그려진 원 안에서, 타다요시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소마루를 봅니다.
본능적으로 직감할 수 있습니다.
어떠한 응급처치도, 아니…… 소마루가 사는 세계의 치료를 받는다고 해도
타다요시는 살아날 수 없습니다.
그는 간신히 의식을 유지하고 있지만, 오래가지 못할 것입니다.
밟히는 것이 누군가의 시신인지, 폐허 더미의 일부인지 알 수 없습니다.
황량하고 끔찍한 이계에, 존재하는 생명체라곤 소마루와 타다요시뿐입니다.
시야가 흐린 듯 눈을 깜빡이던 타다요시는 소마루를 보고…….
그저 웃어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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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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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이가, 이끌어줬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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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 이계 사람들의 요럭으로 열리던 문이니까요.
<지능> 판정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기준치: | 70/35/14 |
굴림: | 86 |
판정결과: | 실패 |
문득, 목가의 방울 목걸이가 미끄러집니다.
이 방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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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당신의 선생님은 나의 선조였어요 타다요시... 선조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이 방울을 간직해왔어요.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38223/lRD7aDHqC95ewIy2Vw6jTw/med.png?1594192670)
타다요시는 소마루의 손에 그 방울을 꼭 쥐어줍니다.
긴 시간 동안 소마루가 지니고 있었던 방울은 곧 인연의 결정체가 되었다고 말하면서요.
<지능>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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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 70/35/14 |
굴림: | 4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타다요시는 분명 소마루의 선조에게 방울을 줬고,
그로 인해 선조는 삶을 연장할 수 있었습니다.
요력이 생명력과도 이어진다면,
방울을 돌려줬을 때 타다요시는 목숨을 부지할 수 있지 않을까요?
타다요시는 소마루가 신목의 문과 반딧불이를 보고, 이계의 말을 하고,
타다요시를 만날 수 있었던 것도 방울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해줍니다.
그리고 혹여, 방울을 줘버린다면 다시는 만날 수 없게 된다고 덧붙이면서요.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38223/lRD7aDHqC95ewIy2Vw6jTw/med.png?1594192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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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렴풋이 알 수 있었습니다.
타다요시는 죽어가면서도, 마지막으로 선생님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신목 근처에 몸을 뉘었다는 것을요.
그럼에도, 타다요시는 마지막에..
'소마루' 와 다시 만나고 싶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오랜 인연 위로 새로운 인연이 덧쓰입니다.
붉은 끈의 인연은, 올곧고 똑바르게 당신과 타다요시를 잇습니다.
타다요시의 말을 들어줄지, 들어주지 않을지 결정하는 것은 소마루의 몫입니다.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53615/mDPNQUX_LlOIV5OmiPon4g/med.png?1594207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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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흐. (짧게 웃음소리를 흘리곤) 미안해요. 제가...의외로 고집이 좀 세거든요. ...싫어하지말아줘요. (눈웃음까지 지어가며 소리없이 웃고는 볼을 쓰다듬던 손을 내려 팔로, 팔로 내려가 네 남은 손을 꼬옥 잡았다)
.. (그리고 그 손을 들어올려 제 이마를 툭 댔다. 나름대로의 네게 감사인사이자, 네 말을 듣겠다는 의미였다.) 기다릴게요. 타다요시가 그랬던 것처럼.. 꼭,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https://s3.amazonaws.com/files.d20.io/images/148938223/lRD7aDHqC95ewIy2Vw6jTw/med.png?1594192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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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요시의 몸은 수백 마리의 반딧불이가 되어 흩어집니다.
어느 밤의 호수에서 보았던 것보다 더욱 선명하고 아름다운 색으로.
반딧불이는 소마루를 둘러싸고, 너울너울 갖가지 색을 흘리며 춤을 춥니다.
반딧불이가 내뿜는 빛은 무척이나 따스해,
꼭 타다요시가 소마루의 곁에 함께하는 것 같습니다.
신목이 제 무게를 가누지 못하고 점점 무너지고 있습니다.
반딧불이와 함께, 소마루는 한 걸음씩 천천히 앞으로 나아갑니다.
지나온 시간을 잊지 못해, 길을 잃게 되더라도…….
잊지 말고, 이 빛을 따라가자.
가장 아름다운 광경이 약속되어 있어.
분명 다음에도 만날 수 있을 거야.
소마루가 타다요시를 기다리는 시간은 10년이 될 수도,
100년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소마루에게는 기다린다는 목적이 있어서, 평화로운 나날을 지루하게 여기지 않을 겁니다.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기대에 찬 하루를 보낼 겁니다.
소마루가 언젠가 가정을 이루고, 아이가 생긴다면,
방울과 함께 그 만남을 맡길 수도 있겠죠.
인연은 끊이지 않고 이어집니다. 몇백 년의 시간에도 굴하지 않고,
오히려 더욱 찬란하게 빛나는 마음을 소중히 하며…….
다시 만난다면 이렇게 인사합시다.
"안녕, 타다요시."
ED 4. 반딧불이의 길은 어둡지 않았나요?
소마루 생환
타다요시 잠정적 로스트.
훗날의 만남을 기약하며 두 사람은 잠시 이별합니다.
인연이 끊어지는 일은 없기에, 반드시 만날 수 있을 거예요.
...
에필로그
어느덧 10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겨울의 경계답게 창문 틈새로는 쌀쌀한 밤바람이 들이치기에.
당신은 무릎 위의 담요를 고쳐 덮습니다.
낡고 보드라운 담요를 움켜쥐는 손등 위로 세월의 흐름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당신의 아름답던 순간은, 가족은, 친구는, 사랑하는 사람은 세월의 흐름이 앗아갔습니다.
10월의 그 날로부터 수십 년이 흐른 지금,
세월은 당신의 소중한 기억마저 걷어가려 합니다.
기억나는 것은 많지 않습니다.
종종, 당신은 제 이름을 잊을 때도 있습니다.
잊지 않은 것은 단 하나, 당신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
어떤 사람인가요?
어떤 말투를 지니고, 어떤 성격이었ㅇ며.
어떤 사건이 있었나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당신의 세상은 전부 낡고 스러져가지만, 당신이 지닌 방울만큼은 언제나 새것처럼 반짝입니다.
드디어 10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이제 당신에게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그 사람을 너무 오래 기다렸습니다.
기억에 의지해 찾아온 옛모교는 흔적조차 남지 않았습니다.
허탈하고 그리운 마음만이 가득해, 숙소에 들어온 지금까지도 창문 밖에서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문득, 어두운 밤하늘에서 눈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눈은 하나하나 창틀 위로 쌓입니다.
내려앉은 눈은 아주 희미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아니, 당신의 흐릿한 시야로는 '눈'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뿐인가요?
아무것도 알 수 없음에도, 앞이 뿌옇게 번져갑니다.
묵직하게 눈가에 고여오는 것은 낯선 감정입니다.
이 빛을 너무나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언제나 가장 아름다운 광경을 약속해주는 빛이 소중해서,
이제는 그 광경을 쫓아갈 수 없는데도,
가장 그리운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에, 당신은....
당신은 창문을 밀어젖힙니다.
매큼한 매연에 기침이 차오릅니다.
창문 밖은 도심이며, 회색 세상 위로 분명하게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자동차 경적, 행인의 말소리, 익숙한 소음을 비롯한 잡음이 일제히 소거됩니다.
당신을 둘러싼 세상의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낯설고도 익숙한 감각입니다.
무릎을 덮고 있던 담요가 흘러내리고, 짚은 창틀이 위태롭게 흔들려도 당신은 신경 쓰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 다른 세계에 빠져드는 것처럼 몸이 가볍습니다.
곧게 뻗은 마른 손바닥 위로 차가운 것이 흩어집니다.
창문 밖으로 몸을 빼고 정신없이 누군가를 찾노라면,
반짝이는 반딧불이 하나가 당신의 시야를 가로지릅니다.
그 빛을 따라 시선을 천천히 내리면,
분명히 듣겠죠.
익숙한 방울 소리를,
그리고 보겠죠, 모든 것이 잿빛인 풍경 속에서,
오롯이 붉은 우산을.
우산의 주인은 낯익은 뒷모습을 한 채, 눈 내리는 거리를 걸어가고 있습니다.
인연은 이어지고, 대물림되고, 마침내 마주하는 것.
흩날리는 눈발은 그날의 나뭇잎과도 같습니다.
찬바람은 날카로운 면도칼처럼 얇은 피부를 내리긋고,
목구멍에서는 금속의 마찰음 같은 쇳소리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그 사람의 이름 외에는.
우산을 쓴 사람은 당신을 향해 천천히 돌아봅니다.
너무나도 길었던 10월이 끝나고,
드디어 찾아오는 것은 11월의 첫날.
아,
바야흐로 겨울의 시작입니다.
모든 것이 눈감는 계절이 찾아옵니다.
END 4. Epilogue, 11월의 재회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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